2024.05.17 (금)

  • 맑음속초17.7℃
  • 맑음8.3℃
  • 맑음철원7.8℃
  • 맑음동두천9.9℃
  • 구름많음파주8.4℃
  • 맑음대관령8.5℃
  • 맑음춘천8.5℃
  • 박무백령도13.5℃
  • 맑음북강릉16.2℃
  • 맑음강릉16.5℃
  • 맑음동해16.6℃
  • 박무서울12.5℃
  • 박무인천13.8℃
  • 맑음원주9.8℃
  • 맑음울릉도15.4℃
  • 맑음수원12.5℃
  • 흐림영월7.9℃
  • 맑음충주12.1℃
  • 흐림서산15.1℃
  • 맑음울진15.2℃
  • 구름많음청주15.5℃
  • 구름조금대전15.2℃
  • 구름많음추풍령13.0℃
  • 맑음안동10.5℃
  • 구름많음상주14.0℃
  • 구름많음포항15.1℃
  • 구름많음군산14.5℃
  • 구름많음대구12.0℃
  • 구름조금전주14.9℃
  • 구름많음울산13.0℃
  • 구름많음창원15.3℃
  • 맑음광주13.9℃
  • 구름조금부산16.3℃
  • 구름많음통영16.7℃
  • 구름많음목포17.5℃
  • 구름조금여수16.4℃
  • 구름많음흑산도16.5℃
  • 구름많음완도17.7℃
  • 맑음고창
  • 구름조금순천8.6℃
  • 흐림홍성(예)14.8℃
  • 구름많음12.9℃
  • 맑음제주15.7℃
  • 맑음고산15.5℃
  • 맑음성산17.7℃
  • 맑음서귀포18.2℃
  • 구름많음진주10.9℃
  • 구름많음강화13.1℃
  • 구름많음양평9.1℃
  • 구름조금이천9.9℃
  • 맑음인제6.5℃
  • 맑음홍천7.8℃
  • 맑음태백13.0℃
  • 흐림정선군5.7℃
  • 흐림제천8.4℃
  • 구름조금보은11.0℃
  • 구름조금천안11.8℃
  • 구름많음보령16.4℃
  • 구름많음부여14.0℃
  • 구름많음금산11.9℃
  • 구름조금13.9℃
  • 구름조금부안16.6℃
  • 구름조금임실10.3℃
  • 구름조금정읍14.9℃
  • 맑음남원10.2℃
  • 구름조금장수10.4℃
  • 맑음고창군16.2℃
  • 맑음영광군15.8℃
  • 구름많음김해시14.1℃
  • 맑음순창군11.0℃
  • 구름많음북창원15.1℃
  • 구름많음양산시14.1℃
  • 구름많음보성군13.5℃
  • 구름많음강진군13.5℃
  • 구름많음장흥11.2℃
  • 구름많음해남15.0℃
  • 구름많음고흥14.2℃
  • 구름많음의령군11.4℃
  • 구름많음함양군15.5℃
  • 구름조금광양시13.9℃
  • 구름많음진도군17.0℃
  • 맑음봉화5.8℃
  • 맑음영주9.5℃
  • 구름조금문경11.3℃
  • 구름조금청송군6.5℃
  • 구름많음영덕14.8℃
  • 구름많음의성8.5℃
  • 구름많음구미11.6℃
  • 구름많음영천9.3℃
  • 구름많음경주시9.3℃
  • 흐림거창10.5℃
  • 구름많음합천13.8℃
  • 구름많음밀양11.0℃
  • 구름많음산청13.6℃
  • 구름조금거제17.8℃
  • 구름조금남해16.9℃
  • 구름많음12.9℃
할아버지가 할아버님께 올리는 술상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할아버지가 할아버님께 올리는 술상

노인의,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청산도 경로잔치
 
5월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시골 마을에서 경로잔치가 한창이다.
 
하지만 경로잔치 풍속도가 최근 몇년 전부터 급속히 달라져 씁쓸함을 안겨주고 있다. 젊은 30·40대들은 도시로 다 떠나고 그나마 남은 '5060 청년'들이 '7080 어르신'들을 위해 경로잔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 완도에서 뱃길로 50여분을 달려야 닿는 청산도(청산면장 정성희)는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에 나오는 곳이다. 최근, 청산도 당리 마을에서는 경로잔치가 벌어졌다.
그러나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젊은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어르신들의 경로잔치다 보니 '내외'도 엄격했다. 할머니들은 방 안에서, 할아버지들은 마당에 자리를 펴고 앉아 잔치를 즐겼다. 김효심 할머니(66)는 "같이 앉을 수가 있습니꺼? 우리는 방 안에서 노는 기(게) 편합니더"라고 쑥스러운 듯 말했다.
잔치 분위기는 떠들썩하며 옛날 분위기 그대로였다. 50대 이후의 주민들이 술과 안주가 담긴 상을 분주하게 날랐다. 마당에 자리를 펴고 앉은 80대 할아버지가 "여그∼ 맥주 좀 더 내와라이∼" 하면 60이 다 된 '할아저씨'가 잽싸게 맥주를 대령했다.
"아따∼, 시골에서야 50·60대가 청년이지. 우들이(우리들이) 어르신들 모셔야재. 나도 이 동네에서는 청년 소리 들어이∼. 노인정에는 얼굴도 못 내밀어부러∼." 이장 김준남씨(63)의 말이다.
김이장의 말대로 당리 마을 75가구 142명의 주민들 대부분이 60대 이상이다. 50대는 손으로 꼽을 정도. 청산면사무소에 따르면 인구 2,989명 가운데 1,000여명이 60대 이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분위기를 띄우는 바람잡이도 당연히 5060 청년(?)들. 당리 마을 경로잔치에서도 환갑을 넘긴 '청년 이장'이 어르신들을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이장은 걸쭉한 목소리로 '진도아리랑'을 불러젖혔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 아라리가 났네♩ / 아리랑 응응응응 ♪♪/ 아라리가 났네♬♩"
그러자 마당에 앉아 있던 7080 노인들이 하나둘씩 일어나기 시작했고, 곧 흥겨운 춤판이 벌어졌다. 방안에 앉아 있던 할머니들도 마당으로 내려서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기 시작했다.
"청천 하늘에♩♪ 잔별도 많고 ♬ 요내 가슴속에 ♪ 수심도 많다♩♩ 간다간다 내 돌아가요♩♬ 정든 임 따라서♪ 내 돌아간다♬"
노래말과는 다르게 저녁이 돼도 노인들은 집으로 가지 않았다. "좋구나! 좋아!" 여기저기에서 추임새가 터져나왔다. 노인들뿐인 시골의 경로잔치. 하지만 서울의 어느 나이트클럽보다 화려하고 뜨거웠다.<기동취재팀, 김이선 청산면객원기자>  
040504-10일자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