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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결호 환경부장관의 꿈의 도시 꾸리찌바

기사입력 2005.02.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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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직자에게 권하는 한권의 책<꿈의 도시 꾸리찌바>
    혁신적 사고가 만들어 낸 ‘꿈의 도시’
    [2005-02-25]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공직자들의 고민은 깊다. 국가 경쟁력을 선도하는 전문성도 확보해야 하고, 행정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의 높아진 기대와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


    <청와대브리핑>은 그 길을 묻는 공직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공직자에게 권하는 한권의 책’ 란을 마련한다. 책은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먼저 고민하고 모색했던 선배들에게 등불의 역할을 했던 책을 함께 나눔으로써 국민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는 길을 찾기 위해서다


    곽결호 환경부장관


    <꿈의 도시 꾸리찌바>는 브라질의 한 가난한  지방도시가 혁신적 사고를 가진 공직자의 노력에 의해 환경친화적 도시로 변화되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살피고 있다.












    지속가능한 도시에 관심을 갖던 작가는 국제사회에서 ‘꿈의 도시’ ‘희망의   도시’ 등으로 불리는 꾸리찌바에 자이메 레르네르라는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현지체류와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이 책을 썼다. 공직자의 혁신적 사고를 통해, 환경 뿐 아니라 문화,  복지, 경제 등 많은 부문에서 꿈을 이룬 꾸리찌바 이야기를 공직자 여러분께 추천한다.


    우리나라 대전시와 비슷한 규모의 도시 꾸리찌바는 1950년대까지만 해도 이주민의 무분별한 유입과 도시환경문제로 고통 받던 곳이었다. 강과 하천은 대부분 인공수로로 전환되어 홍수가 나기 일쑤였고, 많은 자동차로 인해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있었다.


    1971년 자이메 레르네르 시장이 선임된 이후부터 본격적인 생태혁명을 시작한 꾸리찌바는 ‘지구에서 환경적으로 가장 올바르게 사는 도시(타임 誌)’ ‘세계에서 가장 현명한 도시(유에스 뉴스 앤 월드 리포트 誌)’ ‘희망의 도시(로마클럽)’라는 세계인들의 주목과 찬사를 받고 있다. 前 토론토 시장은 한 인터뷰에서 “토론토에서 실시중인 도시계획은 모두 꾸리찌바에서 배워온 것”이라고 했을 정도이다.


    작가는 꾸리찌바의 오늘이 ‘4차원의 혁명’ 즉 △물리적 혁명 △경제적 혁명 △사회적 혁명 △문화적 혁명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설명한다. 아울러 환경친화적인 도시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3가지 원칙으로 △저비용△단순함과 검소함 △속도를 들고 있다.


    예를 들어 꾸리찌바는 ‘세계에서 가장 최상’이라는 교통체계를 갖추고 있는데  이것은 ‘물리적 혁명’과 ‘저비용’의 원칙에 의해 이루어졌다. ‘땅위의 지하철’이라 불리는 꾸리찌바의 대중교통체계는 지하철을 건설하는데 드는 막대한 재원도 절약하고, 20년의 장기간이 소요되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었다.


    중앙도로에 급행버스 전용차선을 설치하고,  승차 전에 요금을 지불하는 페트병 모양의 원통형 정류장, 한번에 270명을 수송할 수 있는 이중 굴절버스를 도입하는 등 지속적인 개선을 한 결과, 건설비와 사후운영관리비도 낮고  효율성은 높은 교통체계를 갖게 된 것이다. 대기오염도 역시 브라질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어서  이곳의 공기를 담은 캔이 1달러에 판매될 정도이다.


    승객은 이동거리의 길고 짧음에 상관없이 동일요금을 내는데 이는 일종의 사회복지개념을 도입한 것이라고 한다.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사람은 원거리  이동자보다 상대적으로 삶의 여건이 좋으니 비용을 더 부담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100Km가 넘는 자전거도로와 보행자 광장도 중요한 도로망의 하나로 관리되고 있다.  ‘꽃의 거리’라 이름 붙여진 보행자 도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초기에는 상인들과 자동차 소유자들이 거세게 반발했지만, 공직자들은 보행자 광장에 긴 종이를 깔고 수십 명의 어린이들이 그림 그리는 풍경을 연출함으로써 반발을 자연스럽게 해결했다.


    꾸리찌바에서는 재활용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폐전차를 재활용하여 보행자 광장 한쪽의 탁아소로 이용하고 있으며, 화약고이자 탄약창은 약간의 조명시설과 무대만으로 더없이 훌륭한 연극관이 되었다. 양초와 아교 공장은 전통 기술과 공예를 가르치는 창조성센터로 전환되었고, 채석장으로 쓰이던  곳에는 브라질에서 가장 큰 야외극장이, 폐광지역에는 오페라 하우스가 각각 들어섰다.


    작가는 “꾸리찌바 지도자들이 보여준 분명한 철학과 창조적인 아이디어들은 70년대의 브라질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었고, 대담무쌍한 것이었다.”(48p)고 설명한다. 70년대 놀라운 속도로 경제성장을 기록하던 브라질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개발이라는 손쉬운 도시계획 여건에서 오히려 정반대의 정책을 추진한 것이다.


    물론 이 도시에도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개선되어야 할 과제는 남아있다. 전체 인구의 61%만이 하수도와 연결되어 있고, 하수의 상당 부분은 정화되지 않고 방류된다. 고용기회와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꾸리찌바 시민의 7%가 빈민가에 살고 있다. 자원이 부족한 면에서는 그저 브라질의 다른   도시들처럼 평범한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리찌바 시민의 99%는 다른 곳에 살기를 원치 않는다고 한다.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브라질의 평범한 중소도시였던 꾸리찌바가 ‘꿈의 도시’로   변화할 수 있었던 것은 공직자들의 혁신적인 사고와 시민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있어 가능했다. 71년부터 92년까지 시장을 세 차례 역임한 자이메 레르네르는 오늘날 꾸리찌바의 산파 역할을 했는데, 책을 인용하자면 “그는 긍정적인 사고를 갖지 않은 전문가와는 함께 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예산타령만 늘어놓고 있는 전문가와 공직자들을 매우 싫어한다.” (184p)고 한다. 그는 꾸리지바 시의 창조성에 대해서 이렇게 대답했다. “재미를 가져야만 한다. 내 작업과 생활 모두에 재미를  갖고 있다. 우리들은 매일 웃고 산다. 우리는 우리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203p)


    이런 혁신적인 사고는 전염이 강해 도시전체의 쇄신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공직자의 즐거운 마음, 혁신적인 생각이 조직의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에 이 말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보다 많은 공직자들이     이 책을 통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는 과정을 체험하기를 권한다.


    글에서는 미처 소개하지 못했지만 이 책에 기술된 폐기물 정책이나,  공원·녹지 정책, 관광개발, 시민의 눈높이에 맞춘 사회복지 등에 대한 창조적인 정책도 아울러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후 출판사, 박용남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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