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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우 칼럼] 이정찬

기사입력 2004.04.14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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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기원 금강산 걷기대회 행사를 마치며...   
                             이정찬 (서울남부신문 발행인, 재경완도군향우)


           필자는 지난 3월30일부터 4월1일까지 전국지역신문협회와 본지, 그리고 서울시 5개지구 지역협의회신문사가 공동 주관한 『통일기원 금강산 걷기 대회 행사』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이번 금강산 통일기원 걷기대회는 양천구를 포함한 서울시 5개 지구에서 547면의 인원이 참석하였으며, 지역민들에게 통일의 염원과 북한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추진한 참석자들은 이번 방북이 대부분 처음인 관계로 상당한 관심과 설레임으로 방북길에 올랐었다.
      첫날 오후에 강원도 고성에서 방북신청을 마친 일행은 육로를 통해 남방 한계선을 지나 비무장지대를 통과했다. 이곳은 남북한을 연결한 동해안선 철로 연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고, 우리 측 군인들과 북측 경비병들이 서로 마주보며 경계근무를 하고 있는 모습은 아직도 긴장의 모습 그대로였다.
      일행들은 평소 TV를 통해서 본 병사들의 모습보다 "실제의 모습이 더 경직되어 보이고 긴장감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드디어 북방한계선을 통과하자 일행들은 모두가 이것이 '북한땅'임을 실감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북측CIQ에 도착 후 차량과 인원 검사를 마치고 장전한 숙소로 향하는데 주위에 펼쳐진 야산들이 너무나 황폐화 되어있어 그야말로 동토의 땅, 버려진 땅처럼 너무나 삭막했다. 야산의 식물이라곤 잡초와 1M도 안되는 소나무가 보기 드물게 자라고 있는 것이 전부였다. 나중에 통일이 된 이후에 녹화사업 비용만도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길가에 일정한 간격으로 북측 병사들이 부동자세로 경계를 하고 있는 비포장 도로를 지나 금강산 온정각 부근에 다다르자 드디어 포장된 도로가 나오고 그토록 덜컹거리던 버스는 평온한 모습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일행은 서울 출발 8시간만에 마지막 통관을 마치기 위해 금강호텔 앞 통관 사무소에서 대기 중 필자의 순서가 돌아 왔는데 검색대를 조작하는 여성장교가 검색대 앞으로 다가와 "같이 근무했으면 좋겠다"라며 말을 건넸고, 우리측 정치상황에 대해 소상히 물어왔다.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했지만 나름대로 정리하여 간략히 설명 해 주었고, 이를 통해 남한측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많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북한에서의 일정은 바쁘게 진행되었고, 둘째 날 시작한 통일기원 걷기대회는 아직은 차가운 장전항 바닷바람을 맞으며 장전항에서 온정각까지 약 7㎞ 정도의 코스를 걷기 시작했다.
      북한 땅을 처음으로 걸어보는 참가자들은 "너무나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며 소감을 밝혔고, 노약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끝까지 완주했다. 오후에는 구룡폭포 관광과 이어 북한 최고의 서커스를 관람하였다. 마지막 날에는 만물상을 올아 천혜의 정경을 관광한 후 남측으로 돌아오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이번 방북행사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통일의 염원을 새기고 북한의 현실을 알게 한 뜻깊은 행사였다고 여겨지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북측의 현실은 남한의 60년대 수준 그대로 임을 깨달았다. 아직도 거리는 손수레와 소달구지가 다녔으며, 대부분의 교통수단이 자전거였다. 또한 땔감을 짊어지고 다니는 북측 병사들의  실상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필자는 이번 방북 행사를 마치면서 고 정주영 회장에 대한 새로운 평가와 함께 북측 관계자들의 변화된 모습을 통해 남녘에서 불어오는 봄향기처럼 통일의 그날이 머지않아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참석자들의 대다수가 남한에 태어난 것이 행복하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앞으로 필자도 주어진 현실에 감사하고 남북이 하나 되는 통일을 염원하며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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